마포 레미안 아파트 프로젝트는 획일화된 주거 인테리어의 틀을 깨고, 클라이언트의 취향과 공간에 대한 철학을 담아낸 특별한 프로젝트입니다. 오더메이드 건축사사무소와의 협업을 통해, 동일한 면적의 평범한 아파트가 아닌, 단 하나뿐인 감도 높은 주거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대부분의 주거 공간에서 금속은 낯설고 차가운 소재로 인식되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그 고정관념을 넘어, 금속의 존재감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냈습니다. 공간의 시작을 알리는 입구 중문 제작도어는 단순한 출입구를 넘어, 이 집이 가진 고유한 분위기를 처음부터 인식하게 하는 상징적 요소로 작용합니다. 정교하게 제작된 금속 프레임과 표면 질감은 일상적인 주거 공간에서 흔히 느낄 수 없는 밀도와 긴장감을 부여합니다.

내부 공간에서는 조명과 소품, 가구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계획과 제작이 더해졌습니다. 우리는 각 요소가 단순한 기능을 넘어, 공간의 기조를 표현하는 매개체가 되도록 디자인에 참여했습니다. 특히 예술작품과 종(鍾)을 소장하는 클라이언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맞춤형 금속공예품과 가구를 제작함으로써 실용성과 미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금속의 다양한 질감, 마감, 구조적 언어를 활용하여 기존 주거 공간에서는 보기 드문 깊이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공간은 단연 주방과 식탁 주변이었습니다. 금속의 차가움과 목재의 따뜻함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그 공간은, 이 집의 중심이자 정체성을 담은 장소로 기능합니다. 스탠스 있는 금속 프레임, 손으로 다듬은 표면, 그리고 기능성을 해치지 않는 감각적인 디자인이 더해져, 단순한 식사 공간을 넘어서 가족과 머무는 시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핵심 공간으로 완성되었습니다.

마포 레미안 아파트는 주거 공간에서도 금속이 충분히 깊이 있게 사용될 수 있으며, 단순한 장식이 아닌 ‘의도된 밀도감’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프로젝트입니다. 우리는 이 공간을 통해 주거의 표준화된 틀을 벗어나, 주인의 삶과 취향이 물성 속에 자연스럽게 배어 있는 집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시공이 아닌 ‘공간에 대한 해석’이자, 사용자와 디자이너가 함께 만든 하나의 결과물입니다. 금속이라는 소재가 기능과 감성을 동시에 품을 수 있음을 보여준, 우리의 가치가 고스란히 반영된 소중한 작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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