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수동에 자리한 스튜디오 EIM 사옥은 26년간 게임 음악과 사운드를 만들어온 음향 전문 기업의 정체성과, 시대의 흐름에 흔들리지 않는 디자인 철학이 함께 녹아든 공간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어소시에이츠, 아뜰리에리, 그리고 김봉수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된, 섬세한 감각과 높은 완성도가 돋보이는 현장입니다.


기존의 사옥이 지닌 산업적 구조를 존중하면서도, 공간 전체에 트렌디함이나 과한 장식 없이 본질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노출 콘크리트 벽체는 인위적인 마감 없이 그 자체로 디자인의 일부로 수용되었고, 이에 더해진 정제된 금속 마감은 성수동이라는 지역의 물성과 기질을 정제된 방식으로 드러냅니다.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 이 구조는 오래된 기업의 신뢰와 감각적인 현재를 동시에 표현합니다.



음향회사라는 특성을 반영하여 스피커박스와 음향 장치에 대한 금속 디테일 또한 놓치지 않았습니다. 표면의 텍스처, 곡면의 정교한 절곡, 그리고 사소한 연결부의 가공까지도 깊은 고민이 반영되어, 단순한 장비 이상의 오브제로 완성되었습니다. 이로써 공간은 단순히 기능적인 사무 공간이 아닌, 감각적인 ‘청각의 미학’을 담은 장소로 재해석됩니다.


1층과 2층은 명확히 분리되어 각기 다른 용도를 가지되, 블랙과 화이트의 대비를 통해 시각적인 통일성과 리듬감을 부여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미니멀하면서도 세련된 색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연광이 스며드는 틈마다 금속의 질감이 은은히 반사되어 공간의 깊이를 더합니다.


특히, 공간 곳곳에 배치된 오브제 스타일의 스탠드 조명은 마치 해외의 갤러리 공간에 들어선 듯한 인상을 주며, 실내의 기능적 구역을 부드럽게 연결합니다. 이처럼 조형성과 실용성이 공존하는 디자인은 오랜 시간 바라봐도 질리지 않는 공간 경험을 만들어 냅니다.


스튜디오 EIM 사옥은 단지 기업의 기능을 담은 건물이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과 본질이 공간화된 사례입니다. 우리의 금속 시공과 오브제 제작 역량은 이 공간에서 정밀하게 반영되었으며, 단단한 재료 속에서도 따뜻함과 감각이 흐르는, 오랜 시간 사용해도 변하지 않을 가치를 가진 공간으로 완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