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한남동에 위치한 나인어코드 쇼룸은 아뜰리에리가 추구하는 금속의 예술성과 브랜드 철학이 하나로 결합된 공간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항상 새로움을 도전하는 어소시에이츠와의 협업으로 진행되었으며, 단순한 제품 진열 공간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과 미학을 경험할 수 있는 ‘아이웨어 아틀리에’로 완성되었습니다.

아이웨어는 이제 시력 교정의 도구가 아닌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잡은 시대입니다. 이에 따라 나인어코드가 추구하는 방향성은 ‘아이웨어를 통한 자기 표현’이며, 공간 또한 그 철학을 담아내야 했습니다. 아뜰리에리는 금속을 주 재료로 선택하여 브랜드의 정체성을 물리적으로 형상화하고, 기능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담은 구조를 설계하였습니다.

공간의 중심에는 ‘나인(9)’이라는 이름의 상징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원형 오브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구조적으로 완성된 금속 구체는, 매장 전체의 축이자 브랜드의 핵심 콘셉트를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빛을 받아 반사되는 곡면의 질감은 시각적으로 유려하며, 매장 내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아도 새로운 형태를 드러냅니다. 이는 ‘패션으로서의 아이웨어’라는 나인어코드의 정체성과 ‘형태로 예술을 말하는 금속’이라는 아뜰리에리의 철학이 만나는 지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공간의 색조는 절제된 금속 톤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벽면과 가구, 진열대까지 모두 맞춤 제작된 스테인리스와 알루미늄이 사용되었으며, 표면 후가공을 통해 브랜드 고유의 질감을 살렸습니다. 단순히 금속의 차가움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 미세한 반사와 그림자의 변화로 온도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이러한 질감의 깊이는 제품이 놓였을 때 그 존재감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며, 아이웨어가 가진 섬세한 디테일을 돋보이게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거치대’ 디자인입니다. 일반적인 안경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반 구조를 과감히 벗어나, 각 벽면마다 서로 다른 형태의 금속 가공품을 제작하여 거치대 자체를 하나의 오브제로 승화시켰습니다. 각각의 금속판은 다른 공정과 질감을 가지고 있으며, 일정한 규칙 없이 배열되어 있어 마치 실험실의 조형물처럼 보입니다. 이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브랜드의 창의성과 공예적 감각을 동시에 전달합니다. 아뜰리에리는 이 과정을 통해 ‘모두가 안경 선반을 만들지만, 우리는 금속의 언어로 예술을 만든다’는 메시지를 공간 안에 새겼습니다.

매장의 후면에는 ‘헤리티지 존’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나인어코드의 브랜드 역사와 디자인 철학을 담은 이 공간은 실험실을 연상시키는 구조로, 금속의 순수한 형태미와 공예적 요소를 강조하였습니다. 조명은 직접광이 아닌 간접 반사광을 사용하여 금속 표면의 결을 부드럽게 드러내며, 마치 작품을 감상하듯 공간을 경험하게 합니다.

바닥과 천정의 라인은 전체 공간을 안정시키는 구조적 리듬을 만들어냅니다. 균형 잡힌 대칭 속에서 중심의 구체 오브제가 돋보이고, 벽면을 따라 이어지는 금속 가공 디테일이 공간의 깊이를 확장시킵니다. 각 요소들은 개별적으로 존재하지만, 동시에 하나의 흐름을 이루며 브랜드의 스토리를 완성합니다.

나인어코드 쇼룸은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장소가 아닙니다. 이는 브랜드가 걸어온 시간, 실험정신, 그리고 금속이 지닌 예술적 가능성을 집약한 공간입니다. 아뜰리에리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금속이 단순한 재료가 아닌 ‘브랜드의 언어’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드렸습니다. 냉철한 재료 속에 감각적 온도를 부여하고, 실용성과 미학이 공존하는 독보적인 공간을 완성함으로써 나인어코드만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구현하였습니다.

이곳은 패션과 기술, 예술이 만나는 실험실 같은 장소이며, 금속의 정밀함과 인간적인 감성이 공존하는 아뜰리에리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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